대한민국이 온통 '두바이'에 빠져있다. 편의점마다 '두바이 초콜릿'을 구하려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디저트 카페들은 앞다퉈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면을 넣은 신메뉴를 쏟아낸다. 그런데 여기, 그 화려한 유행의 파도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정면 승부를 건 재래시장의 한 과일 가게가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누리꾼들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시장 좌판에 수북이 쌓인 곶감(반건시) 팩 위로 당당하게 적힌 붉은 글씨, 바로 **‘두·쫀·코’**다. 유행하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인 줄 알고 다가갔던 손님들은 이 기막힌 삼행시 앞에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장님의 작명 센스는 단순히 유행어를 패러디한 수준을 넘어선다. 실제로 반건시는 두툼한 과육과 젤리처럼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니, '두껍고 쫀득하다'는 설명은 과장이 아닌 팩트다. 게다가 마지막 '쿠(키)'를 '코(리아)'로 비틀어버린 대목에서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외치는 듯한 묘한 자부심마저 느껴진다.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손바닥만한 쿠키 하나가 5~6천 원을 호가하는 고물가 시대에, 꽉 채운 곶감 한 팩이 5,000원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가성비'이자 '가심비'가 아닐까. 버터와 설탕이 들어간 서양식 디저트도 좋지만, 가을 햇살과 바람이 빚어낸 천연의 단맛은 죄책감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MZ세대 사이에서 할머니 입맛을 선호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 '두쫀코'는 트렌드와 전통을 절묘하게 섞은 최고의 마케팅 사례로 남을 듯하다. 화려한 두바이의 맛도 좋지만, 이번 주말엔 재래시장에 들러 투박하지만 정겨운 '코리아의 쫀득함'을 맛보는 건 어떨까. 사장님의 유쾌한 센스에 덤으로 기분까지 좋아지는 건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