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이나 배달 앱의 리뷰란은 종종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배달이 늦었다거나 맛이 없다는 불만 섞인 글들 사이에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무장해제 시키는 '청정 구역'이 등장했다. 바로 반려 토끼와 함께한 샤브샤브 밀키트 구매 후기다.
이 리뷰가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압도적인 비주얼의 '인증샷' 덕분이다. 사진 속에는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반려 토끼가 제 몸집만 한 초록색 잎채소를 두 발로 잡고 야무지게 갉아먹고 있다. 작성자는 "샤브샤브 야채도 넉넉해서 토끼랑도 나눠 먹었습니다 ㅎㅎ"라며 쿨하게 상황을 설명한다. 보통 "양이 많아요"라고 글로만 적는 것보다, 토끼에게 나눠주고도 남을 만큼 풍성했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증명해 낸 셈이다.
더욱이 이 사진은 식재료의 '신선함'을 보증하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된다. 예민한 초식동물인 토끼는 시들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채소는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토끼가 눈을 반짝이며 먹방을 찍고 있다는 건, 해당 업체가 당일 소분한 싱싱한 야채를 보내줬다는 뜻이다. "신선한 재료를 씁니다"라는 사장님의 백 마디 홍보 문구보다, 오물오물 씹고 있는 토끼의 입매가 소비자들에게 더 큰 신뢰를 주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유쾌한 상황이다.
작성자는 토끼에게 채소를 양보하고 자신은 "칼국수까지 야무지게 먹었다"며 완벽한 한 끼의 마침표를 찍었다. 주인은 뜨끈한 국물을, 반려동물은 아삭한 채소를 즐겼으니 그야말로 '종(Species)을 초월한' 만족스러운 식사다. 삭막한 리뷰 창에 등장한 이 무해한 사진 한 장은, 음식을 파는 사람에게는 뿌듯함을,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확신을, 그리고 구경꾼들에게는 뜻밖의 힐링을 선사했다. 맛과 양, 그리고 귀여움까지 다 잡은 이 리뷰야말로 진정한 '별 다섯 개'짜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