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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를 버무린 토스트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한 장의 사진이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함께 묘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극히 평범한 요리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프렌치토스트를 만들던 한 누리꾼이 설탕이 떨어지자 대체재를 찾던 중, 이름이 비슷한 무언가를 뿌렸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그는 "설탕이 없어서 아리스토텔레스인가 그거 뿌렸는데, 녹인다고 겹쳐놨어"라는 황당하면서도 천진난만한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서 그가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정황상 설탕 대체 감미료인 '에리스리톨(Erythritol)'을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고대 그리스의 대철학자가 졸지에 토스트 위의 시즈닝으로 전락해버린 순간이다.
 
이 게시물에 달린 "철학자를 버무린 토스트"라는 댓글은 화룡점정을 찍으며 이 사진을 단순한 요리 실패담에서 하나의 '밈(Meme)'으로 승격시켰다. 사진 속 토스트는 철학자의 사상만큼이나 두툼하게 겹쳐져 있으며, 에리스리톨 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가 녹아들기를 기다리는 듯한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우리는 여기서 언어의 유희가 주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일상이 주는 해학을 발견한다.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을 찾으려 했던 건강에 대한 의지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오답을 통해 예기치 못한 웃음으로 치환되었다. 이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가 겪는 사소한 인지적 오류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매력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실제로 에리스리톨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터들에게 사랑받는 감미료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서구 철학의 근간을 세운 인물이다. 전자는 입안의 달콤함을 책임지고, 후자는 인류의 지적 갈증을 채워준다. 비록 작성자의 실수였으나 '철학자를 버무린 토스트'라는 표현은 어쩌면 우리가 매일 먹는 한 끼 식사에도 나름의 사유와 논리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현대적 해석으로 읽히기도 한다. 노릇하게 구워진 식빵 사이에 스며든 것이 화학적 감미료든 고대의 형이상학이든, 이 사진을 본 수많은 이들이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폭소를 터뜨렸다면 그 토스트는 이미 제 역할을 다한 셈이다. 때로는 정확한 단어보다 엉뚱한 오답이 세상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 '지적인 토스트'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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